최근 세계 금융·자본시장은 단순히 한 나라의 금리 인하나 경기 선회에만 반응하지 않는다. 오히려 미중(美中)이라는 두 거대 경제체 간의 화폐전쟁(Currency War) 양상과, 동시에 펼쳐지는 암호화폐 시장의 급격한 흔들림이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본 칼럼에서는 왜 미중 화폐전쟁이 발생했고, 어떻게 그것이 암호화폐(코인) 시장의 동요와 맞물리는지를 세 가지 축으로 나눠 심층적으로 탐구하려 한다.
첫째, 미-중 간의 화폐전쟁이 왜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는가.
둘째, 그 화폐전쟁이 금융시장, 특히 외환·금리·자본흐름 채널을 통해 코인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셋째, 암호화폐 시장이 단순히 ‘투기적 자산’이 아니라 미중 전략경쟁 속에서 어떤 역할과 의미를 가지며, 향후 어떤 리스크와 기회를 내포하는가.
미중간 갈등이 격화될수록, 코인 시장은 단순히 기술적 흐름이나 채택률로만 움직이지 않고 ‘국가 간 힘의 균형’이라는 매크로 담론 속으로 다시 편입되고 있다. 이번 칼럼은 이를 종합적으로 읽어내고자 한다.
미·중 화폐전쟁의 부상

먼저 ‘화폐전쟁’이란 용어는 한 나라가 자국 통화의 평가절하를 통해 수출 경쟁력을 키우거나 상대국의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전략적 통화정책을 의미한다.
1) 역사적 배경
- 2010년대 초반부터 미중 간에는 통화 및 외환정책을 통한 경쟁 우위 확보 시도가 관찰돼 왔다.
- 중국은 자국 통화인 위안화(RMB)의 국제화를 추진해 왔으며, 이는 달러 중심 금융체제에 대한 도전이라는 측면도 있다. 예컨대 ‘페트로유안(Petroyuan)’ 논의 등이 대표적이다.
- 최근에는 디지털 통화(Digital Currency) 영역에서도 미중 패권경쟁이 전개 중이다. 중국은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인 디지털 위안(e-CNY)를 통해 국제 결제 및 통화 외연 확대를 노리고 있다.
2) 최근 재부상 이유
왜 지금 미중 화폐전쟁이 다시 부각되는가? 다음과 같은 이유들이 있다:
- 미중 간 무역·기술 갈등이 다시 격화되고 있다는 점. 결국 통화·금융전략이 무역·기술전략과 결합된다. 예컨대 중국이 희토류 등을 무기화하고 미국이 고관세·수출통제를 강화하는 흐름.
- 달러의 기축통화로서의 위상과, 미국의 금리정책·재정정책이 세계 금융흐름을 좌우하고 있다는 점. 달러가 강세일 때, 신흥국 및 중국에 자본유출 압력이 커진다. 최근 달러가 일시적으로 약해졌다는 보도도 있다.
- 중국 내부로는 경기 둔화 압박이 존재하며, 중국이 위안화를 덜 강세로 유지하거나 평가절하를 유도함으로써 수출 경쟁력을 유지하려는 유인이 커졌다. 실제로 위안화가 18년래 저점에 찍힌 적이 있다.
- 디지털 자산·스테이블코인·블록체인 인프라가 성장하면서 통화전략이 더 이상 전통적 외환시장만의 이야기가 아니게 되었다. 디지털 영역에서 통화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3) 전략적 의미
- 중국은 위안화를 통한 국제 결제·송금망 확대, 미 달러 중심 체제에서 벗어나기 위한 수단으로 통화전쟁을 이용할 수 있다.
- 미국은 달러의 위상 유지, 중국의 신흥 통화역할 확대 저지, 기술·무역패권이 통화·금융패권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는 인식을 갖고 있다.
- 결국 통화전쟁은 단순히 환율 조작 논란이 아니라 힘의 전쟁이다. 국가간 ‘외환전략 → 금융흐름 → 기술패권’이 연결된다.
코인시장과 화폐전쟁의 접점

그렇다면 위에서 본 미중 화폐전쟁이 왜 암호화폐 시장과 연결될까? 암호화폐 시장은 본질적으로 고변동성·고리스크 자산이지만, 미중 갈등·통화전략 변화와 동시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최근의 시장흐름이 이를 증명한다.
1) 최근 암호화폐 시장의 급격한 반응
- Bitcoin(비트코인) 및 Ethereum(이더리움) 등 주요 암호화폐가 미중 무역·통화 갈등이 격화되자 급락했다. 예컨대 2025년10월10일 비트코인은 약 8.4% 하락했다는 보도가 있다.
- 그와 동시에 약 190억 달러 규모의 레버리지 포지션 청산이 있었다는 보도도 있다.
- 암호화폐 전문 분석 매체는 “미-중 무역전쟁 재발이 비트코인 하락의 촉매”라는 논평을 내놓고 있다.
2) 왜 암호화폐는 통화·무역 갈등에 민감한가?
암호화폐가 단순히 기술자산이나 디지털 화폐일 뿐이라면, 통화·무역 갈등과 이렇게 깊이 연결될 이유가 없어 보인다. 하지만 다음 채널들을 통해 민감하게 반응한다:
- 리스크 자산 회피 흐름: 미중 갈등이 격화되면 글로벌 리스크 회피 심리가 강해지고, 이는 주식·암호화폐 등 고위험 자산에서 자금탈출을 촉진한다. 암호화폐 시장이 이러한 리스크 회피 흐름에 노출된다.
- 달러·위안 흐름 변화: 달러가 강세일 때, 암호화폐로의 대체 흐름이 약해질 수 있고, 반대로 달러 약세·위안 약세가 동반되면 자금이 암호화폐로 유입되거나 도피처로 움직일 수 있다. 최근 달러 후퇴 보도가 있었다.
- 자본통제·환율 불안정성: 중국 등은 자본유출을 억제하기 위해 환율정책이나 자본통제를 강화할 수 있다. 이 경우 은행·증권시장 대신 암호화폐가 대체 루트로 부상할 가능성이 있다.
- 디지털 통화 경쟁의 메타적 영향: 중국이 디지털 위안(e-CNY)을 국제화하려는 전략을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암호화폐 생태계는 이러한 통화 전쟁 속 ‘탈(脫)중개 금융’의 상징으로 부상한다. 이 자체가 투자자 심리에 영향을 준다.
- 시장 레버리지 구조: 암호화폐 시장은 레버리지를 통한 투기 규모가 크고 유동성이 얕은 측면이 있다. 통화전쟁·무역분쟁 등으로 유동성이 경색되거나 마진콜이 연쇄 반응할 경우 급격한 청산이 발생한다. 최근 $19 billion 규모 청산이 대표적이다.
3) 사례를 통해 본 상관관계
- 2025년 10월 10일: 미국이 중국에 대한 수출통제 및 관세강화를 발표하자, 비트코인이 ~8.4% 급락했다.
- 다음날, 미중 관계 악화로 달러 약세·위안 리스크가 확대되면서 암호화폐 전반이 하락했고, 약 190억 달러의 레버리지 청산이 이루어졌다.
- 암호화폐 전문 매체는 “미중 무역·통화 갈등이 다시 부상하자 비트코인 등 코인이 전고점 대비 조정을 겪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이처럼 통화·무역·자본흐름의 변화 → 리스크자산 회피 심리 확대 → 암호화폐 대량 매도 및 레버리지 청산이라는 흐름이 현실화되고 있다.
화폐전쟁이 암호화폐에 미치는 구체적 메커니즘
여기서는 조금 더 기술적으로, 미중 화폐전쟁이 암호화폐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채널을 정리해본다.
1) 환율·통화정책 채널
- 중국이 위안화 평가절하 압박을 받거나 이를 전략적으로 이용할 경우, 위안화 약세로 인해 수출부문에 유리해진다. 이에 따라 중국 기업의 자본유출 통로로 암호화폐가 활용될 여지가 생긴다.
- 반대로, 미국이 달러를 강하게 유지해 외부 자본을 흡수하거나 신흥국 및 중국 쪽에 자본유출 압박을 가할 때, “달러 흐름이 모두 미국으로 향한다”는 인식이 생기며 암호화폐 등 대체자산에서 자금이 빠질 수 있다.
- 실제 위안화가 최근 18년래 저점까지 찍은 바 있다.
- 또한 디지털 통화 경쟁 측면에서 중국은 e-CNY를 통해 위안화 국제화를 강화하고 있으며, 이는 기존 암호화폐 생태계에 심리적 차별화를 가져온다.
2) 자본흐름·유동성 채널
- 미중 갈등이 격화될 경우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안전자산 선호가 강해진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은 고변동성 자산인 암호화폐에서 자금을 철수하는 경향이 있다.
- 그럼으로써 레버리지 포지션이 경고를 받고 청산이 발생하면 급락으로 이어진다. 최근 $19 billion 청산이 바로 이 메커니즘이다.
- 또한 미 연준(Fed)의 금리정책이나 유동성공급이 다소 긴축일 경우, 경기에 민감한 자산과 위험자산부터 타격을 입는다. 암호화폐 시장은 이러한 유동성 흐름에 취약하다.
- 중국이 자본통제를 강화하면 대비책으로 암호화폐가 부상할 수 있는 반면, 반대로 규제강화가 동반되면 유입이 막히고 오히려 매도압력이 생긴다.
3) 전략적 자산·심리 채널
- 암호화폐는 ‘탈중개화(De-mediation) 금융’ 또는 ‘국경없는 디지털 자산’이라는 이미지가 있다. 미중 패권경쟁 속에서 일부 투자자들이 ‘달러위주 전통금융 → 국가간 갈등 → 대체자산’ 흐름을 염두에 둘 수 있다.
- 반면, 중국의 디지털 위안 추진은 암호화폐에 대한 규제 강화로 연결될 수 있으며, 이는 시장심리에 부정적 영향을 준다.
- 또한 미중이라는 대형 리스크 이벤트가 터졌을 때, 암호화폐가 ‘게임의 일부’처럼 여겨질 수 있으며, 투자자들이 이를 일종의 헤지 수단으로 보기보다 위험자산으로 인식함에 따라 가격이 더 크게 출렁일 수 있다.
4) 구조적 경쟁과 디지털화폐 채널
- 중국이 위안화 및 디지털 위안(e-CNY) 통해 통화패권을 일부 흡수하고자 한다는 점이 암호화폐 생태계에 새로운 변수를 제공한다.
- 예컨대 중국 주도권으로 유라시아 지역 혹은 신흥국 결제에서 위안화 기반망을 확대하면, 전통적인 달러/암호화폐 중심 흐름이 바뀔 수 있다.
- 암호화폐 시장 참여자들은 이러한 통화패권 변화 가능성을 염두에 두기 때문에 단순 기술요인 외에 정치·지정학적 요소가 가격에 반영된다.
- 또한 스테이블코인, CBDC, 디지털자산간 경쟁이 심화됨에 따라 암호화폐는 단순히 ‘비트코인 = 금’이라는 식의 인식에서 벗어나 복잡한 통화방향성의 일부가 돼 가고 있다.
미중 화폐전쟁·코인시장 흐름의 최근 트렌드

1) 격화되는 미중 갈등과 코인 흔들림
- 앞서 언급했듯이 2025년 10월 미중 간 관세·수출통제 강화 발표에 따라 비트코인·이더리움이 급락했다.
- 그로 인한 청산 규모가 역대급이었다는 보도도 있다 ($19 billion 규모).
- 시장분석가들은 “미중 무역·통화갈등이 다시 떠오르자 암호화폐 시장이 기술적 반등 모멘텀을 잃고 있다”고 평가한다.
2) 달러 강세·위안 약세와 암호화폐
- 미중 갈등이 커지면 달러 강세 압력이 생긴다. 달러 강세는 위험회피 심리를 동반하고, 이 경우 암호화폐 유입은 줄어드는 경향이 있다. 반대로 달러가 약해지고 위안·위험통화들이 흔들릴 경우 암호화폐가 비상구로 작용할 수 있다.
- 실제 “달러가 후퇴”했다는 시장 보고도 있다.
3) 규제 및 디지털 통화 전략의 강화
- 중국은 디지털 위안(e-CNY) 국제화를 지속 추진하고 있으며, 스테이블코인 규제 강화도 병행하고 있다.
- 이는 암호화폐 생태계에는 양날의 칼이다. 한편으로는 디지털 통화 경쟁이라는 맥락에서 암호화폐의 중요성이 부각될 수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규제·통제 강화로 매수심리가 꺾일 수 있다.
- 미국 또한 스테이블코인 및 디지털자산 규제체계를 정비 중이다. 이는 전통금융·통화패권을 유지하기 위한 시도로 읽힌다.
4) 투자자 심리 및 흐름 변화
- 최근 암호화폐 투자자들이 ‘정치·지정학 리스크’에 더 민감해지고 있다. 단순히 기술적 분석으로만 움직이지 않고, 미중 갈등·통화정책 변화 등을 고려한다.
- 레버리지 규모 확대, 유동성 흐름의 민감성 증가, 기관 참여 확대 등이 맞물리며, 코인 시장은 더 이상 완전히 독립적인 ‘디지털 실험실’이 아니라 글로벌 거시금융과 연결된 채널이 됐다.
- 따라서 암호화폐에 투자할 때는 기술·채택률 외에도 거시금융·정책·통화정책 리스크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
향후 전망과 리스크 · 기회
1) 향후 향방
- 만약 미중 간 통화·금융 전략이 더 격화된다면 — 예컨대 중국이 보다 적극적으로 위안화 약세를 활용하거나, 디지털 위안화를 국제결제망에 본격 투입한다면 — 달러 중심 체제의 흔들림이 가속될 수 있다. 이 경우 암호화폐가 ‘비달러 대체’ 혹은 ‘디지털 금융 헤지’ 자산으로 인식될 여지가 있다.
- 반대로 미국이 달러 패권을 유지하고 중국 내부의 디지털 위안 전략이 예상만큼 빠르게 확대되지 않을 경우, 암호화폐는 다시 정책리스크에 의해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
- 또한 기술적으로 암호화폐 자체의 채택률·인프라·규제환경이 성숙해지는 과정 속에서, 거시금융 리스크와 결합될 때 가격 흐름이 더 복잡해질 것이다.
2) 리스크 요인
- 정책리스크: 미중 양국 모두 암호화폐 및 스테이블코인에 대해 규제 강화 압박이 있다. 특히 중국이 국내 암호화폐 채굴·거래를 엄격히 규제해 왔다는 점을 상기해야 한다.
- 유동성 리스크: 암호화폐 시장은 유동성이 얕고 레버리지 비중이 크다. 거시금융 리스크가 커지면 청산사태로 급락 가능성이 존재한다.
- 평가기준 부재: 암호화폐는 아직 통화로서, 자산으로서의 가치평가기준이 명확치 않다. 통화전쟁이라는 외생 리스크가 가격변동성을 더욱 키울 수 있다.
- 통화패권 경쟁의 역풍: 만약 위안화 혹은 디지털 위안이 큰 성공을 거둔다면, 암호화폐는 상대적으로 위축될 수 있다. ‘국가발 디지털화폐’가 암호화폐의 대체재가 될 가능성도 있다.
3) 기회 요인
- 디지털 자산 헤지 수단: 통화·금리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질 때, 투자자들은 전통금융 외의 자산으로 분산을 모색한다. 이 때 암호화폐가 대체수단이 될 수 있다.
- 위안화 약세 및 자본유출 기대: 만약 중국이 위안화 약세를 전략적으로 이용하고 자본유출이 암호화폐를 통해 이루어진다면, 암호화폐 유입이 증가할 수 있다.
- 통화체계 재편 기대: 달러중심 체제가 점차 흔들린다는 인식이 퍼질 경우, 암호화폐가 ‘탈(脫)달러’ 흐름의 한 축으로 주목받을 수 있다.
- 기술진화 및 제도화: 암호화폐 인프라, 결제망, 기관자금 유입이 지속된다면, 거시금융 리스크와 통화리스크가 오히려 기회요인이 될 수 있다.
지정학·금융흐름의 연결고리
미국과 중국 간의 화폐전쟁이 단지 외환시장이나 무역관세 수준에서만 벌어지는 것이 아니다. 그것은 통화정책, 자본흐름, 기술패권, 디지털통화라는 복합적인 전쟁이다. 그리고 이 거시전략의 무대 위에서 암호화폐 시장은 더 이상 주변부 실험장이 아니라 중요한 지정학·금융흐름의 연결고리가 되고 있다.
암호화폐 투자자 또는 시장참여자는 이제 다음 두 가지를 꼭 염두에 둬야 한다.
첫째, “기술적 분석 + 채택률”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 거시금융·통화정책·정책리스크까지 고려해야 한다.
둘째, 미중 패권경쟁이라는 매크로 환경이 암호화폐 시장의 방향을 바꿀 수 있다는 점. 통화패권의 변화, 달러의 흐름, 디지털 위안 및 스테이블코인 규제 등이 암호화폐 수요와 유동성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
향후 몇 년간은 단순히 ‘암호화폐 붐이냐 붕괴냐’가 아니라, 암호화폐가 국제통화체계에서 어떤 위치를 차지하게 되느냐의 시기가 될 가능성이 있다. 미중 간 화폐전쟁이 더욱 심화된다면, 암호화폐 시장은 새로운 전환점을 맞을 수도 있고, 반대로 통제·규제가 강화되면 다시 위축될 수도 있다.
따라서 투자자나 시장분석가는 기술·토큰 이코노미만 보는 것이 아니라, 미중이라는 두 축이 통화·금융·디지털자산을 어떻게 향해 가는지를 ‘큰 그림’에서 보는 습관을 기를 필요가 있다.
주요 단락 목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