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전 내가 알던 백종원 대표, 스러지지 않기를

개인적으로 백종원 대표를 몇 번 사석에서 뵌 적이 있습니다. 물론 그는 저를 전혀 기억하지 못하겠지만 말입니다. 10년도 훨씬 이전, 압구정동의 한 조그만 가게에서 실험적인 메뉴들을 개발하던 시절, 어쩌다 시식 자리에 동석하기도 했습니다. 함께 식사를 한 것은 아니었고, 동료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그의 모습을 곁에서 지켜보는 정도였습니다. 아마 이 정도면 ‘전혀 모른다’고 하는 것이 맞을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개인적으로 백종원 대표를 응원하는 마음을 품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그가 보여주었던 요식업에 대한 ‘진심’ 때문이었을 것입니다.

당시 그 작은 가게에서는 끊임없이 새로운 메뉴들이 탄생했습니다. 어색하면서도 신선한 조합, 대중적인 입맛을 사로잡으려는 고민의 흔적들이 엿보였습니다. 그리고 그 실험적인 메뉴 중 하나가 훗날 전국적인 프랜차이즈로 성장한 ‘홍콩반점’의 초기 모델이 되었음을 저는 목격했습니다. 그때 그가 했던 말 중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자기 믿고 일하는 직원들한테 가게 하나씩은 오픈해 주고 싶다”라는 소박하면서도 따뜻한 포부였습니다.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한 사업 확장이 아닌, 함께 고생하는 사람들에 대한 그의 인간적인 진심이 느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비판인가 질시 인가?

최근 백종원 대표는 거센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습니다. 저는 그 구체적인 사실 관계를 정확히 알지 못합니다. 다만, 언론을 통해 보도되는 내용들을 어렴풋이 짐작할 뿐입니다. 아마도 금전적인 부분과 그간 그가 쌓아온 대중적인 이미지와는 다소 상반되는 일들이 드러나면서, 그 역시 이전에는 경험해보지 못했을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을 것입니다. 저 또한 작은 가게를 운영하다가 소득 없이, 심지어 손해를 일부 감수하며 문을 닫아 본 경험이 있기 때문에 그 허탈감을 어느 정도 이해하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최근 일련의 비판적인 시각들에 대해서도 공감하는 부분이 분명히 존재합니다.

하지만, 지금 온라인에서 무분별하게 확산되고 있는 많은 이야기들은 사실 관계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채, 기존의 선입견이나 확증 편향에 기반한 비판처럼 느껴질 때가 있어 불편한 마음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백종원 대표님을 처음 알게 되었던 그 시절, 저는 레스토랑 체인점을 운영하는 어떤 대표님과 웹사이트 제작 건으로 여러 번 미팅을 가졌었습니다. 어쩌다 백 대표의 이야기가 화제가 되었는데, 그 체인점 대표는 다소 아니꼬운 듯한 어조로 백 대표에 대해 부정적인 언급을 했습니다. 그의 주된 논지는 백 대표가 ‘진정한 요리사도 아니고, 전문적인 요식업 경영인도 아니다’라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알기로 백 대표는 요식업에 뛰어들기 전에 건설업 분야에 종사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아마도 기존 요식업계의 입장에서 볼 때, 백 대표는 외부에서 갑자기 등장하여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다소 불편한 존재였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기존의 질서나 관행과는 다른 방식으로 성공을 거두었기에, 어쩌면 견제와 질시의 대상이 되었을 수도 있습니다.

백종원 대표의 공과 과

백종원 대표
출처: 한국경제

돌이켜보면, 어떤 누구에게나 공과 과는 존재합니다. 완벽한 사람은 없으며, 때로는 예상치 못한 논란에 휩싸이기도 합니다. 중요한 것은 그러한 논란 속에서 진실이 무엇인지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그에 따른 합당한 평가가 이루어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최근 백종원 대표가 온라인상에서 거센 비판을 받고 있는 대표적인 사례는 ‘더본코리아’의 프랜차이즈 가맹점 수수료 및 식자재 공급 논란일 것입니다. 일부 가맹점주들은 과도한 수수료와 본사의 식자재 공급 가격이 불합리하다고 주장하며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특히, 백 대표가 출연하는 방송 프로그램의 영향력으로 인해 가맹점이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운영에서는 어려움을 겪는 사례들이 보도되면서 대중들의 실망감이 커진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과거 백 대표가 방송에서 보여주었던 소탈하고 서민적인 이미지와는 달리, 기업 경영인으로서의 냉철하고 이윤을 추구하는 모습이 부각되면서 괴리감을 느끼는 사람들도 늘어난 듯합니다.

예를 들어, 최근 논란이 되었던 막걸리 프랜차이즈 사업과 관련해서도, 지역 농가와의 상생을 강조했던 초기 취지와는 달리 특정 대기업의 막걸리 제품을 주력으로 판매하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비판이 일었습니다. 이는 과거 백 대표가 지역 특산물을 활용하고 소상공인을 돕는 이미지를 구축했던 것과는 상반되는 모습으로 비춰지면서 더욱 부정적인 여론을 형성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한국 요식업계에 미친 영향

하지만, 백종원 대표가 한국 요식업계에 미친 긍정적인 영향 또한 분명히 존재합니다. 그는 오랫동안 외면받거나 저평가되었던 다양한 한식 메뉴들을 대중들에게 친숙하게 소개하고, 값싸고 푸짐한 음식을 통해 외식의 문턱을 낮추는 데 크게 기여했습니다. ‘싸고 맛있는’ 프랜차이즈들을 성공시키면서, 많은 사람들이 부담 없이 외식을 즐길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 것입니다. 홍콩반점, 새마을식당, 빽다방 등 그의 프랜차이즈들은 한때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며 외식 문화의 한 축을 담당했습니다.

또한, 그는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요리에 대한 쉽고 재미있는 정보를 전달하며 대중들의 요리에 대한 관심을 높였습니다. 과거에는 어렵고 전문적인 영역으로 여겨졌던 요리를 누구나 쉽게 따라 할 수 있도록 친절하게 설명해주는 그의 모습은 많은 시청자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습니다. 이는 단순히 음식점 경영을 넘어, 한국 음식 문화 전반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키는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더 나아가, 백 대표는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적지 않은 기여를 했습니다. 예산 시장 살리기 프로젝트와 같은 사례에서 볼 수 있듯이, 그는 자신의 인지도와 영향력을 활용하여 침체된 지역 상권을 되살리는 데 적극적으로 참여했습니다. 이러한 노력들은 단순히 개인의 이익을 추구하는 것을 넘어, 사회적인 책임을 다하려는 그의 의지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이러한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문제점들이 발생하기도 했지만, 그의 전반적인 행보가 지역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사실은 부인하기 어렵습니다.

다만, 부디 사실에 근거하여 정당하게 평가받기를

출처: YTN

제가 백종원 대표를 알게 되었던 시절, 그는 늘 새로운 아이디어를 고민하고, 직원들과 격의 없이 소통하며, 자신의 일에 대한 열정을 불태우는 모습이었습니다. 물론 시간이 흐르면서 그에게도 변화가 있었을 수 있습니다. 기업의 규모가 커지고, 사회적 영향력이 확대되면서 이전과는 다른 책임감과 고민을 안게 되었을지도 모릅니다.

지금 온라인에서 벌어지고 있는 논쟁들을 보면서, 저는 그가 부디 사실에 근거하여 정당하게 평가받기를 바랍니다. 만약 잘못된 부분이 있다면, 그에 대한 충분한 책임을 지는 모습을 보여주기를 기대합니다. 동시에, 그가 지금까지 한국 요식업계와 사회 전반에 걸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쳐왔다는 사실 또한 잊혀지지 않기를 바랍니다. 그의 경험과 노하우, 그리고 여전히 남아있을 그의 ‘진심’이 앞으로도 우리 사회에 긍정적인 방향으로 기여할 수 있기를 조심스럽게 응원해 봅니다. 부디 이번 논란을 통해 더욱 성숙하고 발전된 모습으로 다시 대중 앞에 설 수 있기를, 스러지지 않고 그의 긍정적인 영향력을 계속 이어갈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입니다.

slowburg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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