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캠퍼가 사라지는 6가지 이유

한때 주말만 되면 SNS 피드가 텐트와 감성 조명으로 뒤덮였던 시절이 있었다. ‘차박’, ‘감성 캠핑’, ‘노지 캠핑’ 같은 키워드는 검색어 순위 상위에 자리했고, 특히 여성 캠퍼들은 나름의 취향과 감성을 담은 캠핑 콘텐츠로 새로운 여가 문화를 이끌었다. 그러나 2025년의 지금, 캠핑장은 점점 한산해지고 있다. 한동안 들썩였던 캠핑 카페는 조용해졌고, 인기였던 장비들도 중고 거래 플랫폼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 변화는 단순히 유행의 끝이 아니라, 특히 여성 캠퍼들의 피로와 실망이 누적된 결과라고 할 수 있다. 감성으로 시작했지만 현실은 생각보다 거칠었고, 즐거움보다 번거로움이 더 커진 순간들이 많았다. 아래에서는 여성 캠퍼들이 캠핑에서 느낀 대표적인 피로의 이유 여섯 가지를 중심으로, 왜 더 이상 캠핑이 ‘핫’하지 않은지를 풀어본다.

1. “짐 나르는 것도 나만 해?” – 물리적 노동의 피로

여성 캠퍼들이 가장 먼저 꼽는 스트레스는 ‘짐’이다. 캠핑은 준비하는 것 자체가 여행의 절반이라는 말이 있지만, 그 절반이 고된 노동으로 채워질 때 캠핑의 설렘은 빠르게 식는다. 장비 하나하나가 무겁고, 차에서 사이트까지 짐을 나르는 과정은 마치 등산처럼 느껴진다.

미니멀 캠핑을 시도해보려 했지만, 막상 가보면 의자 하나, 테이블 하나 없어도 불편함이 크다. 결국 짐은 늘어나고, 세팅하고 정리하는 데 들어가는 체력은 여성 캠퍼들에게 큰 부담이 된다. 남성과 함께 캠핑을 가더라도 짐 정리는 여전히 여성의 몫이 되는 경우가 많고, 이로 인한 불균형은 은근한 불만으로 이어진다.

2. “결로 말리느라 하루가 다 가” – 겨울 캠핑의 그림자

겨울 캠핑은 분명 로망이 있다. 새하얀 설경 속에서 난로를 켜고 앉아 따뜻한 차를 마시는 장면은 분명 감성을 자극한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결로 현상으로 인해 텐트 안은 습기와의 전쟁이 되고, 텐트를 말리는 데만 하루가 걸리는 경우도 허다하다.

특히 리빙쉘이나 랜드락 같은 대형 텐트는 구조상 말리기가 더 어렵다. 여성 캠퍼들 중 많은 이들은 텐트의 무게와 크기 때문에 말리기조차 포기하거나, 결국 비싼 비용을 들여 전용 세탁 서비스를 찾기도 한다. 감성보다 관리와 유지에 더 많은 시간과 에너지가 들어가니, 자연스럽게 손이 멀어진다.

3. “캠핑하러 가는 게 아니라 장비 사러 가는 기분” – 소비의 피로감

캠핑을 시작할 땐 ‘간단하게’ 시작하겠다는 생각이 많다. 하지만 캠핑의 세계는 너무나 넓고, 장비는 끝도 없이 나온다. SNS에는 최신 아이템들이 넘쳐나고, “이건 꼭 있어야 한다”는 후기들이 끊임없이 올라온다.

특히 여성 캠퍼들은 미적 요소까지 고려하다 보니, 디자인과 색상까지 맞춰야 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게 늘어난 장비는 결국 보관 공간의 문제로 이어지고, 사용보다 수납과 관리가 더 어려워진다. 과거엔 신제품이 나오면 설렜지만, 이제는 “또 사야 하나…”라는 부담이 먼저 드는 시점에 이른 것이다.

4. “생각보다 비싸네?” – 비용과 시간의 이중고

처음엔 저렴한 취미처럼 느껴졌던 캠핑도, 따져보면 결코 만만치 않다. 등유 가격이 리터당 1,300원이라면 겨울 캠핑에서 난로 하나를 돌리는 데만 26,000원이 들고, 식비와 장비 대여까지 합치면 2박 3일 기준으로 30만 원에 육박하는 경우도 많다.

게다가 퇴실 시간은 오전 11시, 입실은 오후 3시로 제한적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결국 이 모든 비용을 감수하면서도 ‘충분히 즐기지 못했다’는 허탈감이 따라온다. 시간과 돈을 투자한 만큼의 만족감을 느끼기 어려우면, 여성들은 금세 ‘다음은 딴 거 해볼까?’로 관심을 돌린다.

5. “내가 왜 이러고 있나 싶을 때가 있어” – 자잘한 스트레스의 축적

여성 캠퍼

캠핑은 비일상을 즐기는 시간이지만, 동시에 생활의 연장이기도 하다. 물 설거지, 추운 날 난로 옆에서 식사 준비, 텐트 정리, 화장실 불편함 등 작은 불편들이 쌓이고 쌓인다. 컵라면 하나 끓이려 해도 바람막이부터 세팅해야 하고, 간단한 믹스 커피 한 잔조차도 여러 과정이 따른다.

특히 여성 캠퍼들은 청결과 안전 문제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야외 환경에 대한 불안 요소가 스트레스로 작용한다. 거기에다 반복되는 루틴, 익숙한 장소는 지루함까지 안겨준다. 감성 사진 한 장 찍기 위해 치러야 하는 대가는 점점 더 무겁게 느껴진다.

6. “굳이 캠핑 아니어도 할 게 많아졌어” – 선택지의 확장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일 때, 캠핑은 유일한 탈출구처럼 여겨졌다. 사람이 많지 않고 거리두기를 지킬 수 있는 공간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해외여행이 다시 가능해졌고, 도심 속 호텔 스테이, 리조트, 글램핑 등 다양한 형태의 여가 문화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여성들은 여행에서의 ‘휴식’을 중시하는 경향이 강하다. 몸을 덜 움직이고, 아름다운 풍경을 감상하며, 안전하고 쾌적한 공간에서 여유를 즐기고 싶어 한다. 그런 의미에서 요즘의 캠핑은 여성들에게 너무 많은 것을 요구한다. 피로하고, 복잡하고, 비용도 많이 드는 취미라면 굳이 고집할 이유가 없다.

‘핫’했던 캠핑, 왜 식었을까?

캠핑이 더 이상 핫하지 않은 이유는 단순히 유행이 지나갔기 때문만은 아니다. 특히 여성 캠퍼들이 떠난 자리는 크고도 조용하다. 감성이라는 단어에 이끌려 시작했지만, 결국 남은 건 체력 소모, 비용 부담, 반복되는 루틴의 권태였다.

한때 캠핑은 ‘나만의 시간을 보내는 가장 멋진 방식’이었다. 그러나 지금, 여성들은 자신에게 묻는다. “나는 이 시간을 정말 즐기고 있는가?” 이 질문에 자신 있게 ‘그렇다’고 말할 수 없다면, 더 이상 캠핑을 선택하지 않는 것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이다.

이제 감성보다 현실이 중요해진 시대. 캠핑은 여전히 매력적인 취미이지만, 그것을 즐기는 방식과 주체는 분명 변화하고 있다. 그리고 그 변화의 가장 앞에 서 있는 이들이, 바로 여성 캠퍼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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