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 몰락하는 캠핑과 레저시장의 다변화, 낚시?

1. 팬데믹 시대가 만든 레저 붐

2020년,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 팬데믹은 생활의 많은 부분을 바꿔놓았다. 특히 ‘거리 두기’가 일상이 된 사회에서 실내 여가 활동은 위축되고, 대신 ‘안전하게 즐길 수 있는 야외 활동’이 주목받았다. 낚시, 등산, 골프, 캠핑과 레저 등 개인 공간을 확보할 수 있는 야외 활동들이 급부상한 것이다. 이 가운데 캠핑은 한국에서 가장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지만, 팬데믹이 끝나고 일상이 회복되면서 그 열기는 점차 식어가고 있다.

그러나 레저는 결코 단일 트렌드로만 움직이지 않는다. 어떤 산업이 하향세를 보이면, 또 다른 영역은 기회를 맞이한다. 최근 낚시가 그 대표적인 예다. 본 글에서는 한국 캠핑의 부흥과 하향세를 일본의 사례와 비교하고, 낚시를 비롯한 레저 산업 전반의 흐름을 함께 조망함으로써 포스트 코로나 시대 레저 문화의 방향성을 살펴보고자 한다.

2. 한국 캠핑의 부흥과 하향세

팬데믹 기간 동안 캠핑은 가장 빠르게 성장한 레저 활동이었다. 2020~2022년 사이 국내 캠핑 인구는 수백만 명으로 늘었고, 차박·글램핑·오토캠핑 등 다양한 형태가 등장했다. 캠핑 장비 시장은 폭발적으로 성장했고, 유튜브·인스타그램 등의 SNS에서는 ‘캠핑 브이로그’가 일상처럼 소비됐다.

그러나 2023년부터 캠핑의 성장세는 주춤했다. 해외여행이 재개되며 여행 수요가 분산됐고, 시장 포화로 캠핑장 간 경쟁이 치열해졌으며, 쓰레기와 소음, 안전사고 등의 부작용으로 인해 사회적 피로감도 늘어났다. 캠핑은 더 이상 ‘힙한’ 라이프스타일이 아닌, 다소 피곤하고 비용 부담이 큰 활동으로 여겨지기 시작했다.

3. 일본 캠핑의 전성기와 몰락

한국보다 앞서 캠핑 붐을 겪은 일본은, 이 흐름의 ‘전개’와 ‘쇠퇴’를 잘 보여주는 사례다. 일본은 1980~1990년대 초, 고도 성장과 함께 가족 중심의 여가 문화로 캠핑이 유행했다. 오토캠핑이 대중화되면서 전국에 수천 개의 캠핑장이 생겼고, 관련 산업도 활기를 띠었다.

그러나 버블 경제 붕괴 이후 일본의 캠핑 산업은 급속히 위축되었다. 경제 불황과 함께 소비 여력이 줄고, 고령화 사회에 접어들며 활동적인 여가보다는 정적인 여행이 선호되기 시작했다. 많은 캠핑장이 폐쇄됐고, 장비 판매도 감소했다. 한때 국민 여가였던 캠핑은 ‘귀찮고 불편한 활동’으로 인식되며 쇠퇴의 길을 걸었다.

다만 일본은 이후 ‘혼캠(혼자 캠핑)’이나 ‘미니멀 캠핑’ 등의 소규모, 개인화된 캠핑 스타일을 통해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 이는 현재 한국이 마주한 하향세 속에서 주목할 만한 대안이 될 수 있다.

4. 한국과 일본 캠핑 시장의 비교

비교 항목한국일본
전성기 시점2020~2022년 (코로나 시기)1980~1990년대 초중반
붐의 원인팬데믹으로 인한 국내 여행 수요고도 경제성장, 가족 여가 트렌드
몰락/하향세 원인해외여행 재개, 시장 포화, 민원경제 불황, 고령화, 관심도 감소
시장 특성콘텐츠 중심, 장비 소비 과잉가족 중심, 캠핑장 위주 운영
현재 상황하향세 국면 진입2000년대 이후 재조명 중 (소규모 중심)

한국과 일본 모두 일정 시기에 급성장한 캠핑 문화가 공통적인 요소들—경제 상황 변화, 여가 트렌드 변화, 시장 포화—로 인해 하락세를 맞았다는 점에서 유사하다. 그러나 일본은 몰락 이후 소규모 개인 캠핑, ‘혼캠(혼자 캠핑)’, ‘미니멀 캠핑’ 등으로 재부상을 시도하고 있다는 점에서 차별점이 있다. 한국도 이 같은 방향으로 전환을 꾀할 필요가 있다.

5. 레저 시장의 다변화: 낚시의 부상

캠핑과 레저, 낚시를 동시에 할 수 있는 무지개좌대

캠핑의 하향세와 대조적으로, 최근 낚시는 조용히 상승세를 타고 있다. 팬데믹 동안 ‘비접촉 활동’으로 주목받은 낚시는, 단순한 취미를 넘어 심리적 안정과 힐링 요소를 겸비한 레저로 재조명되었다.

낚시가 가진 장점은 분명하다. 비교적 낮은 초기 투자 비용, 접근성 높은 장소, 활동 시간의 유연성 등은 바쁜 현대인에게 매력적이다. 특히 젊은 세대에서는 ‘루어 낚시’와 같이 보다 활동적인 방식이 인기를 끌고 있으며, 유튜브나 틱톡 등에서도 ‘낚시 콘텐츠’가 대중적 콘텐츠로 자리 잡고 있다.

더 나아가 지역 경제와의 연계도 가능하다. 낚시는 캠핑과 달리 ‘고정된 인프라’에 의존하지 않고, 바다·강·호수 등 자연환경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이는 지역 관광, 식도락, 체험형 프로그램 등과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점에서 캠핑보다 확장성이 높다.

6. 캠핑과 낚시를 중심으로 본 레저 산업의 미래

레저 산업은 유행에 따라 움직이지만, 단순한 흥망성쇠의 구조로만 보기엔 복잡하다. 핵심은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 변화와 경험 가치에 있다. 이제 사람들은 ‘비싼 장비’나 ‘화려한 장소’보다는 ‘나만의 속도’와 ‘개인적인 만족’을 중시한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캠핑은 다소 주춤하지만, 여전히 가능성은 존재한다. 혼캠, 미니멀 캠핑, 트레킹과의 연계형 캠핑 등은 소규모화와 개인화를 통해 재도약을 꾀할 수 있다. 동시에, 낚시를 비롯한 전통적 레저 활동은 새로운 기술과 미디어를 활용해 다시 주목받고 있다.

또한 두 활동 모두 ‘디지털 디톡스’라는 현대인의 심리적 니즈에 부합한다. 자연 속에서의 고요함, 손맛을 기다리는 집중력, 불편함 속에서의 자급자족은 인간 본연의 감각을 깨우는 귀중한 경험이 된다.

7. 변화를 수용하는 유연한 전환

한국 캠핑 산업이 겪는 하향세는 일시적 유행의 끝이 아니라, 방향 전환의 신호일 수 있다. 일본이 캠핑 몰락 후 새로운 형태로 진화했듯, 한국 역시 무분별한 소비 중심에서 벗어나 ‘지속 가능하고, 작지만 깊이 있는’ 레저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동시에 낚시와 같은 레저는 단순한 부활을 넘어, 레저 산업 전반의 다변화를 이끄는 중심축이 될 가능성이 있다. 콘텐츠화, 지역 연계, ESG적 가치와 맞물린 새로운 형태의 낚시는 세대 간 공감을 유도하고, 산업 전반의 지속성을 높이는 열쇠가 될 것이다.

결국 레저 산업의 미래는 하나의 트렌드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며 새로운 형태로 재조립할 수 있는 유연성에 달려 있다. 캠핑과 낚시, 그리고 우리가 아직 충분히 주목하지 못한 수많은 레저들이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진화할지, 그 여정은 여전히 흥미롭다.

slowburger
slowburger

댓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