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가 ‘리튬이온 시대’ 너머를 주목하고 있습니다. 리튬 공급 불안정, 화재 위험성, 충전 시간 한계 등을 극복할 차세대 배터리 기술들이 개발되고 있으며, 한국은 그 중심에서 기술 리더십과 시장 선점을 동시에 노리고 있는 중입니다. 특히 주목받는 전고체 배터리(All-Solid-State Battery, ASSB)와 그 외 대체 소재 기반 배터리들에 대해 소개하고 향후 상용화 플랜에 대해서도 알아 보았습니다.
1. 리튬이온 배터리의 한계 – 더 이상 ‘완전한’ 답은 아니다

현재 전기차, 스마트폰 등에 쓰이는 대부분의 배터리는 **리튬이온 배터리(Li-ion Battery)**입니다. 이 배터리는 1991년 상용화 이후 폭발적인 성장을 이뤘지만, 다음과 같은 구조적 한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안정성 문제
- 액체 전해질을 사용하기 때문에 충격이나 과열 시 폭발·화재 위험이 있습니다.
- 테슬라 차량의 화재 사고나 휴대폰 발화 이슈로 안전에 대한 우려가 꾸준히 제기되어 왔습니다.
충전 속도 및 수명
- 급속충전 시 발열이 심해 효율과 수명에 한계가 존재합니다.
- 반복 충전 시 음극 소재의 손상으로 인해 성능 저하가 발생합니다.
원재료 리스크
- 리튬, 코발트, 니켈 등 주요 소재는 가격 변동성과 공급망 리스크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 특히 리튬은 호주, 칠레, 중국 등에 편중된 공급망을 가지고 있어 지리적 리스크가 큽니다.
이러한 한계로 인해 ‘포스트 리튬’ 시대를 이끌 차세대 배터리 개발이 필수로 떠올랐습니다.
2. 차세대 배터리의 핵심, 전고체 배터리란?

전고체 배터리는 말 그대로 액체 전해질 대신 고체 전해질을 사용하는 배터리입니다. 이로 인해 안정성과 에너지 밀도, 충전 속도 등에서 혁신적인 성능 향상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전고체 배터리의 장점
- 폭발 위험성 ‘제로’ 수준
– 불연성 고체 전해질 사용으로 안정성 대폭 향상 - 고에너지 밀도 실현 가능
– 리튬금속 음극 사용 시 에너지 밀도가 기존보다 2~3배 - 충전 속도 향상
– 이온 전도율 개선을 통해 충전 속도 향상 가능성 - 수명 연장
– 전해질 열화가 적어 장시간 사용에 유리
기술적 난제
하지만 아직 해결해야 할 기술적 과제도 있습니다.
- 고체 전해질의 이온 전도성 확보
- 전극과 전해질 사이의 계면 저항 문제
- 대량 생산을 위한 공정 최적화
이러한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글로벌 배터리 기업들과 소재기업, 대학 연구소들이 공동 연구 중이며, 한국 역시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3. 전고체 배터리 개발 현황 – 한국은 어디까지 왔나?
한국은 세계적인 배터리 3강(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을 보유하고 있으며, 전고체 배터리 개발 경쟁에서도 선두 그룹에 속해 있습니다.
삼성SDI
- 2020년 고체 황화물계 전해질 기반 전고체 프로토타입 공개
- 2027년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 목표
- “한 번 충전으로 800km 주행” 가능한 기술력 확보 중
LG에너지솔루션
- 산화물계 전해질 중심으로 연구
- 미국·독일 연구소, 협력 대학과 공동 개발
- 2026~2027년 경 전기차 적용 목표
SK온
- 미국 기업들과 협력하여 고체 전해질 기술 확보
- 2030년까지 상용화 목표, 중장기 로드맵 확립
삼성, LG, SK 모두 수조 원을 전고체 배터리 개발에 투자하고 있으며, 정부 역시 2030년까지 40조 원 규모의 R&D 및 산업 생태계 조성 계획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4. 리튬을 넘어선 대체 배터리 기술도 주목

전고체 외에도 다양한 리튬 대체 기술이 떠오르고 있습니다.
나트륨이온 배터리 (Sodium-ion Battery)
- 리튬 대신 나트륨(Na) 사용 → 원가 절감, 자원 안정성 높음
- 에너지 밀도는 낮지만, 저가형 전기차나 ESS에 적합
- 중국 CATL이 시제품 공개, 한국도 포스코퓨처엠, 한화 등이 연구 중
리튬황(Li-S) 배터리
- **황(Sulfur)**은 저렴하고 환경친화적
- 이론적 에너지 밀도는 리튬이온의 5배
- 하지만 반복 충전 시 황이 용출되는 ‘셔틀 효과’ 해결이 과제
전기화학적 흐름 배터리 (Flow Battery)
- 대형 ESS에 적합, 화재 위험성 없음
- 바나듐, 아연-브롬 등 다양한 전해질 조합
- 상온에서도 장시간 저장 가능
5. 왜 이 기술이 중요한가? – 한국 산업의 기회이자 생존 전략
한국은 반도체와 함께 배터리를 국가 핵심 전략 산업으로 육성 중입니다. LG, 삼성, SK는 글로벌 전기차 OEM들과 긴밀한 공급 계약을 맺고 있으며, 이들의 기술 선도 여부는 곧 한국 제조업의 미래를 좌우할 것입니다.
- 전기차 수요 급증 (2030년까지 전체 차량의 50% 이상 전망)
- 미국·유럽의 현지 배터리 공장 설립 경쟁
- IRA(인플레이션감축법)로 인한 공급망 재편 – 원재료 국산화/북미화 필요
차세대 배터리 기술 확보는 단순한 기술 문제가 아니라, 국제 경쟁력 확보와 산업 생태계 생존을 위한 필수 요건입니다.
6. 상용화는 언제? – 현실적인 타임라인 정리
기술 | 상용화 예상 시점 | 비고 |
---|---|---|
전고체 배터리 | 2026~2028년 | 고급 전기차/항공용 먼저 적용 예상 |
나트륨이온 배터리 | 2025~2027년 | 중국 중심으로 저가형 EV·ESS 적용 |
리튬황 배터리 | 2030년 이후 | 셔틀 효과 해결 시 가능성 높음 |
전고체 배터리는 초기에는 고가 전기차, 항공 모빌리티(UAM), 군수용 드론 등 특수 분야에 적용되고, 점차 일반 전기차로 확장될 전망입니다.
7. 배터리는 더 이상 ‘기술’이 아니라 ‘국력’이다
‘누가 먼저 차세대 배터리를 상용화하느냐’는 단순한 기술 경쟁이 아닙니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주도권, 산업 생태계의 패권, 심지어 국가 경제의 방향을 결정짓는 게임입니다.
한국은 이미 배터리 기술 강국이지만, ‘리튬 이후’를 준비하지 않으면 언제든 뒤처질 수 있습니다.
전고체, 나트륨이온, 리튬황 배터리 기술을 선점하는 나라는 차세대 모빌리티 시대의 중심에 서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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